"이번 달 장사 잘된 것 같은데, 왜 통장엔 돈이 안 남지?"
자영업 5년 차, 저는 이 질문을 매달 스스로에게 던졌습니다.
매출은 분명 찍히는데 손에 쥐는 돈은 늘 애매했죠. 문제는 매출과 순이익을 헷갈리고 있었다는 겁니다.
그래서 직접 만들었습니다.
매출만 넣으면 재료비·고정비·세금까지 다 빼고 **"진짜 내 손에 남는 돈"**이 나오는 엑셀 매출 분석표를요.
오늘은 이 분석표를 어떻게 구성했는지, 그리고 자영업 하시는 분들이 어떻게 활용하면 좋은지 공유합니다.

왜 '매출'이 아니라 '순이익'을 봐야 하나
많은 사장님들이 매출 숫자에 일희일비합니다.
하지만 매출 1,300만원 매장과 1,000만원 매장 중 어디가 더 많이 남길까요? 답은 "모른다"입니다.
비용 구조를 봐야 알 수 있으니까요.
자영업 손익은 크게 세 덩어리로 나뉩니다.
- 변동비: 매출이 늘면 같이 느는 비용 (재료비, 카드수수료)
- 고정비: 매출과 상관없이 매달 나가는 비용 (월세, 인건비, 공과금)
- 세금: 부가세, 종합소득세
이 세 가지를 매출에서 다 빼야 비로소 순이익이 나옵니다. 그런데 대부분은 이걸 머릿속으로 대충 계산하거나, 세금은 아예 빼먹고 "남았다"고 착각하죠. 그러다 부가세 신고 때 목돈이 빠져나가면 그제야 정신이 번쩍 듭니다.
분석표 구성 — 시트 3장
① 설정 시트: 한 번만 세팅
월세, 전기·가스·수도, 인터넷·통신, POS 수수료, 인건비 같은 고정비를 항목별로 입력합니다. 뭉뚱그리지 않고 쪼갠 이유는, 나중에 "어디서 돈이 새는지" 보이게 하기 위해서예요.
세금 계산 기준도 여기서 잡습니다. 부가세율, 매입세액 공제 비율, 소득세율 같은 걸 한 번만 설정해두면 나머지 시트가 알아서 계산합니다.

② 월별 분석 시트: 매달 숫자만 입력
매달 하는 일은 딱 두 가지 — 매출과 재료비 실제 금액을 넣는 것뿐입니다.
여기서 제가 신경 쓴 두 가지가 있어요.
첫째, 주류 매출과 식음료 매출을 나눴습니다. 주류는 원가율이 20~25%로 낮고, 식자재는 35~40%로 높습니다. 이걸 합쳐서 보면 "우리 가게 원가율이 왜 이렇지?"의 답이 안 나와요. 나눠 봐야 "이번 달은 주류가 잘 팔려서 마진이 좋았구나"가 보입니다.
둘째, 재료비는 실제 매입액을 그대로 넣습니다. 세금계산서에 찍힌 공급가액 숫자를 옮겨 담기만 하면, 시트가 원가율을 자동으로 역산해줍니다. 매달 "우리 주류 원가율 21%, 식자재 37%" 하고 관리 지표가 쌓이는 거죠.
매출과 재료비만 넣으면 영업이익, 부가세, 소득세, 순이익, 순이익률까지 12개월치가 자동으로 계산됩니다.

③ 연간 통합 시트: 1년을 한눈에
12개월을 자동 집계해서 연 합계와 월 평균을 보여줍니다. 여기서 진짜 유용한 건 핵심 지표예요.
- 주류 매출 비중: 우리 가게 매출의 몇 %가 술에서 나오는지
- 통합 원가율: 전체 원가 관리 상태
- 영업 손익분기 매출: 최소 얼마를 팔아야 적자를 면하는지
- 실효 세부담률: 매출 대비 세금이 얼마나 나가는지
특히 손익분기 매출은 자영업자라면 반드시 알아야 하는 숫자입니다. "이번 달 며칠까지 벌어야 본전인가"를 알면 장사가 훨씬 덜 불안해집니다.

가장 공들인 부분 — 세금 계산
솔직히 여기가 제일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세금을 뭉뚱그린 추정치가 아니라 산출 근거가 보이게 만들었어요.
부가세는 이렇게 계산됩니다.
부가세 납부액 = 매출세액 − 매입세액 공제
매출에서 받은 부가세에서, 매입할 때 낸 부가세를 빼는 구조죠. 중요한 건 매입 기준을 공급가액으로 통일한 겁니다. 월세든 재료비든 세금계산서의 '공급가액' 숫자를 그대로 넣으면, 시트가 ×10%로 부가세를 정확히 잡아줍니다. 세금계산서에 찍힌 부가세와 딱 맞아떨어져요.
소득세는 영업이익에 세율을 곱해 적립하는 방식인데, 저는 일부러 보수적으로(넉넉하게) 잡았습니다. 나중에 세금 낼 때 돈이 모자라는 것보다, 미리 넉넉히 떼두고 남으면 좋은 거니까요.
한 가지 강조하자면, 이 분석표의 세금은 **"미리 떼둘 적립액 추정치"**입니다. 실제 확정 신고액은 매입 증빙이나 다른 소득에 따라 달라지니, 정확한 신고는 반드시 담당 세무사와 확인하세요. 이 표는 어디까지나 "매달 감 잡고 현금 관리하는 용도"입니다.
이 분석표를 쓰면 달라지는 것
- 매출이 아니라 순이익으로 장사를 판단하게 됩니다
- 부가세 낼 때 당황하지 않습니다 (미리 떼뒀으니까요)
- 원가율이 튀는 달을 바로 잡아냅니다
- 손익분기를 알아서 덜 불안하게 장사합니다
마치며
거창한 회계 프로그램은 필요 없습니다. 매달 5분, 매출과 재료비 숫자만 넣으면 됩니다. 저는 이 습관 하나로 "왜 돈이 안 남지?"라는 막연한 불안에서 벗어났어요.
바를 운영하든, 카페든, 식당이든 비용 구조는 비슷합니다. 필요하신 분들이 가져다 자기 매장에 맞게 고쳐 쓰시면 좋겠습니다. 장사, 감으로 하지 말고 숫자로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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