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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텐더의 삶/술터디 & 바텐더이야기

위스키를 더욱 맛있게 먹는 방법(글라스 선택/물 넣기/시음방법)

by 여행하는광텐더 2020. 4. 22.

이번 포스팅은 위스키를 어떻게 해야 제대로 즐길 수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위스키를 제대로 즐기는 법은 사실 딱 정해져 있지 않지만 기본 가이드대로 한다면 최소 그 위스키가 가지고 있는 향과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1. 글라스(Glass)는 어떻게 선택해야 하는가?
글라스는 위스키를 마시기 위한 도구지만 코로 향을 맡을 때도 사용합니다.
어떤 글라스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위스키의 풍미가 달라지기 때문에 잘 선택해야 합니다.
잔 속에서 향이 잘 퍼지도록 충분한 공간이 있어야 하고, 잔 입구는 좁아야 향이 한 번에 날아가지 않고 코로 복합적인 향을 잘 느낄 수 있습니다.

 

텀블러(Tumbler)는 영화나 TV에 자주 등장하는 잔이지만 향을 음미하기에는 최적의 잔이라고는 할 수 없습니다. 텀블러는 얼음을 넣어 즐기는 칵테일 잔으로 좋은 잔입니다. 코피타(Copita)는 카타비노라고도 불리며 와인잔으로 오해받기도 합니다. 실제로 쉐리와인을 시음할 때 사용되기도 하는 이 잔은 튤립 모양으로 폭이 좁은 이 잔은 향을 잡아두기 좋고, 스템이 있어 손으로 잔을 잡았을 때 위스키의 온도가 올라가지 않습니다. 이 잔도 위스키 잔으로 추천하지만 가장 적합한 글라스는 글렌케언(Glencairn) 잔이 있습니다.
처음 위스키 전용으로 만들어진 잔으로 바닥이 튼튼해서 잘 깨지지 않는 것이 큰 장점입니다. 베이스 부분은 넓어서 아로마가 잘 퍼지고 입구는 좁아서 아로마를 모아줍니다. 사실 위스키 시음에 딱 정해진 잔은 없습니다. 여러 가지 글라스로 위스키를 마셔보고 그중에 가장 맛있게 느끼는 본인만의 잔을 찾으시면 됩니다. 단, 색깔이 있는 잔은 피하는 걸 추천합니다. 시각으로도 맛을 보기 때문에 위스키를 마실 때는 투명하고 깨끗한 잔을 추천합니다.


2. 유리병? 또는 카라프가 꼭 필요할까?
영화나 드라마에서 위스키를 카라프에 담아 서빙하는 모습이 자주 나옵니다.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유는… 없습니다. 그냥 좀 더 있어 보이게? 우아하게 마시기 위해서입니다. 카라프에 위스키를 담는다고 해서 더 맛있어지거나 하지 않습니다. 

위스키의 특성 중 하나가 일단 병입 한 위스키는 완제품으로 본다는 것입니다. 12년산 위스키를 사서 집에 있는 저장고에 두고 몇 년 더 숙성시킨다고 해서 위스키가 18년산 21년산이 되는 것이 아니라 그대로 12년산 위스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굳이 카라프에 옮겨 담을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장점을 한 가지 뽑자면 시음할 때 카라프에 라벨이 없기 때문에 매우 공평한 평가가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위스키는 와인처럼 디캔딩(Decanting)이나 브리딩(Breathing)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또한 침전물도 없기 때문에 디캔팅을 할 필요도 없습니다. 또한 위스키는 잔에 따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브리딩이 되기 때문에 카라프에 옮겨 담아도 큰 영향이 없습니다.


브리딩은 와인을 카라프(유리병)에 옮겨 담아 공기와 접촉시켜 와인이 숨 쉬게 해주는 작업입니다.
디캔팅은 오래된 와인에 침전물을 분리하는 것이 주목적입니다.

 

그래도 굳이 카라프를 사용하고 싶다면 디자인이 아름다운 것으로 선택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위스키를 마실 때 카라프의 주목적이 시각적 효과를 위해서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고려해야 할 사항은 병 입구에 공기가 통하지 않게 막아주는 부분이 있어야 합니다. 위스키가 증발해버리면 카라프를 사용할 이유가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적당한 용량의 카라프를 준비해야 합니다. 보통 위스키 용량은 750ml 이기 때문에 이를 고려하여 사이즈를 선택해야 합니다.


3. 위스키에 물 또는 얼음을 꼭 넣어야 하나요?

위스키는 매싱 단계에서 물이 첨가되고 그리스트를 뜨거운 물과 섞습니다. 마지막으로 병입할 때도 물이 첨가되어 여러 단계를 거처 물이 들어갑니다. 그만큼 물의 질이 위스키의 품질을 결정짓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보통 위스키를 병입 하면서 물을 섞어 알코올 도수를 40~46%로 낮춥니다.

 

위스키를 마실 때 물을 첨가하면 흥미로운 일이 일어납니다. 물과 위스키의 화학작용으로 위스키가 활짝 열려 향과 맛이 변화하게 됩니다. 그래서 시음할 때 물을 타기 전에 먼저 향과 맛을 느낀 후 물을 타서 그 차이를 확인해야 합니다.
이때 첨가하는 물은 생수를 추천합니다. 수돗물은 염소가 들어 있어 위스키 향에 안 좋은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얼음은?
얼음은 물과 달리 오히려 위스키의 향과 맛을 잘못 느끼게 만듭니다. 영화나 TV에서 처럼 얼음을 넣어 마시는 위스키는 시원하고 좀 더 부담없이 마실 수 있지만 위스키 본연의 향과 맛을 좀더 깊게 느낄 수 없습니다. 
위스키는 온도가 높을 때 풍기가 더 좋아집니다. 보통 가격이 싼 블렌디드 위스키나, 버번위스키는 얼음을 넣어 마셔도 큰 문제는 없습니다. 보통 그런 방법으로 시음하는 것을 추천하기 때문입니다.

물은 얼마나 넣나요?
정해진 규칙은 없습니다. 먼저 몇 방울을 넣고 글라스를 가끔씩 흔들어주면서 몇 분 기다립니다. 그리고 향을 맡은 뒤 맛을 봅니다. 코에서 느껴지는 향과 입에서 느껴지는 맛이 가장 풍부하게 느껴질 때까지 이과정을 반복하면 됩니다.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물의 양은 알코올 도수가 35% 정도 될 때까지 넣는 것을 추천합니다. 
평균적으로 가장 많은 아로마가 느껴지는 알코올 도수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사람마다 감각이 다르기 때문에 조금씩 물을 첨가해 가면서 향과 맛을 느끼는 것을 추천합니다.

4. 본격적으로 위스키를 시음해봅니다.
장소는 너무 덥거나 춥지 않고 조용한 곳, 편한 곳으로 합니다.
위스키는 시음 직전에 따릅니다. 미리 따라 놓으면 휘발성이 강한 아로마들이 날아가버립니다.

1단계 : 눈으로 마신다.
처음엔 눈으로 색을 관찰합니다. 사실 위스키의 색은 오크통에서 숙성하면서도 변하지만, 대부분 캐러멜 색소를 첨가해 색깔을 냅니다. 때문에 색깔은 향과 풍미에 큰 영향은 없습니다.
‘위스키의 눈물’이란 위스키가 벽에서 흘러내리는 모습을 나타냅니다. 흘러내리는 모습이 가늘면 가벼운 위스키이고, 두껍고 느리게 내려오면 진하고 오래된 위스키입니다.


2단계 : 향
위스키는 알코올 도수가 높기 때문에 바로 코에 대면 알코올향과 함께 후각이 마비될 수 있습니다.
- 코 밑 40cm 정도에서 반듯이 들고 가볍게 돌려 아로마가 올라오게 합니다.
- 잠시 기다린 뒤 천천히 코로 가져가 처음 향이 느껴지는 곳에서 충분히 향을 음미합니다.

- 잔을 코 밑 10cm 정도에서 잔을 기울여 향을 음미합니다. 보통 휘발성이 강한 과일향 꽃향을 맡을 수 있습니다.

- 코를 잔 속에 넣고 잔 입구 위쪽에서 나무향 또는 향신료 향을 맡습니다.
- 잔을 수평으로 기울여 벽면에 위스키를 골고루 묻히고 그대로 코로 가져가 입구 가까이의 향을 음미합니다. 위아래로 움직이며 향을 음미합니다.
- 마지막으로 잔을 완전히 수평으로 들고 코를 잔 바깥쪽 가운데에 가까이에서 향을 음미합니다. 이렇게 하면 가장 미세한 향을 분리해서 느낄 수 있습니다. 



3단계 : 맛
- 먼저 위스키를 약간만 머금고 혀로 입안 전체에 골고루 묻힙니다. 혀의 앞, 중간, 뒤에 따라 맛이 조금씩 차이나 나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묻힙니다.
- 위스키를 삼키면서 코에서 느껴지는 향을 음미합니다. 위스키를 삼기면 입안의 향이 비강을 통해 코에서 느껴집니다.
- 위스키가 목을 넘어간 뒤 남아있는 여운을 느낍니다. 여운이 짧은지 긴지 시음자가 판단할 수 있습니다.
- 물을 몇 방울 첨가하고 위 과정을 반복합니다. 물을 넣으면 위스키의 향과 맛이 열리기 때문에 좀 더 잘 느껴집니다.


한 위스키의 시음이 끝나면, 입안의 향을 없애야 하므로, 물을 마십니다.
위스키 시음시에는 꼭 시음 노트를 작성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주의사항으로는 시음이 끝나고 기어서 집에 가지 않기 위해 술병 수를 제한하고 시음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위스키 지도를 통해 본인이 좋아하는 성향의 위스키를 찾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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